교토의정서 무용론... 솔솔

2004.12.14 7355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내년 2월 발효될 교토의정서의 무용론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협약 가입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의정서 협약이 지구온난화를 막는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또한 의정서 협약에 앞장서온 영국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달성 이 물건너갔고 유엔기후변화협약 10차회의도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도 참여할 수 있도록 감축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의 새로운 국제협약인 ‘교토 라이트 (kyoto-lite)’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모색하고 있다고 영국 타임스 가 9일 보도했다. 
◆ 양동이에 물 한 방울 떨어뜨리는 격
=온실가스 연구의 대부격인 월 러스 브로커 컬럼비아 대학교수(73)는 “교토협약은 양동이에 물 한 방울 떨어뜨리는 것에 불과하다”며 무용론에 불을 질렀다. 브로커 교수는 “선진국들이 이산화탄소(CO2) 배출 감축에 나서고 있지만 대신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이 대량의 온실가스를 뿜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개도국들이 경제성을 위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선진국의 감축분을 압도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어 “에너지 보존이나 대체에너지로 CO2 배출량의 증가세를 꺾 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세계의 파국을 야기할 수 있는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공기에서 직접 CO2를 추출하는 것뿐”이 라고 강조했다. 브로커 교수는 1987년 네이처지에 처음으로 지구온난화의 재앙을 경고 한 ‘온실 내부의 불행한 경이’라는 논문을 게재했고 컨베이어 벨트 처럼 엮인 전세계의 해류가 기후 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브로커의 이론은 지구 온난화로 이 켄베이어 벨트가 끊길 경우 역설적으로 북반구의 빙하기로 이어지는 내용을 담은 영화 ‘투모로’의 주제가 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협약 주창국 영국도 감축 난항
=지구변화에 관한 한 세계리더를 자임해온 영국도 가스 배출 감축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정부는 8일 2010 년까지 CO2 배출량을 1990년 기준으로 14% 감축하는 데 그칠 것이라 고 발표했다. 이는 노동당이 94년 집권 때 내세운 20%에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물론 교토의정서에서 영국에 법적으로 부과한 감축 비율은 12.5%(전 체 평균 5.2%)이지만 기후변화 문제를 주도해 유럽연합(EU)과 G8(주요 8개국) 의장직을 노려온 토니 블레어 총리에게는 정치적 타격을 줄 것 이라는 게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의 분석이다. 블레어 총리는 이에 따라 미국도 참여할 수 있도록 온실가스 감축을 덜어주는 새로운 국제협약안을 부시 대통령과 심도있게 논의한 것으 로 알려졌다. 새 협약은 온실가스 규모와 위험 수위를 과학적으로 규명, 감축 의무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에너지 재생과 탄소 배출 저감 기술 개발 프로그램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04.12.10 에코프런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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